6·4지방선거는 5월 22일부터 후보자들이 각자의 라인에서 열정을 불태우며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 6월 4일 개표 현황으로 인해 당락이 결정됐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그 어느 지방선거보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러진 선거로 많은 주민들은 앞으로 펼쳐질 선거전도 이 처럼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러지길 기대할 정도의 새로운 선거문화였다는 평도 있다.

이렇게 치러진 선거전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린 후보자도 있지만 쓰라린 낙선을 맛본 후보자가 더 많은 것이 선거전임을 볼 때 당선자의 어깨는 절로 으쓱여지고 고개는 뻣뻣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선거전이 얼마나 힘든 싸움인가.

조상의 3대까지 들먹인다는 선거전에서 상대후보를 누르고 당선증을 받을 때 그들은 그 어떤 기쁨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진정 주민을 위한 정치인 인가 아니면 머리가 텅 빈 채 자신의 명예만을 찾기 위한 정치꾼인가를 알 수 있다.

당선증을 받아 쥘 때 아무리 감추려 해도 나오는 기쁨의 웃음은 어쩔 수 없는 일로 나무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 뒤 당선자 스스로가 어떤 행태를 보였는가를 묻고 싶다.

서로 맞잡고 주먹질은 하지 않았어도 서로에 대한 미움과 원한까지 감수하며 싸워온 낙선자에 대해 승자로서 손을 내밀어 봤는가 라고.

한번 선거전을 치르고 나면 당사자는 물론 선거에 동원된 주민들까지 모두 원수가 된다는 말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당선자들이 낙선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연 등이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지만 우리 충청권은 아직도 어둠의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 '내 주위 사람들 즉 선거전에 나를 도와준 사람도 다 못 챙기는데 낙선자까지 챙겨야 할 일이 무엇이냐'고 하는 것 같아 씁쓸한 것이다.

이 대목이 주민을 위한 정치인가 아님 자신만의 안위를 위한 정치인가가 구별되는 점이다.

특히 시·도지사와 시장·군수의 경우 대립의 각을 세웠던 상대후보자와의 화합은 많은 주민에게 화합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낙선자도 당선자의 손을 잡아주고 축하해 주는 넉넉함을 보여줘야 한다.

당선자나 낙선자 모두 지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섰던 뜻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은 모두 주민을 위한 마음이다.

그런데도 감정을 억제하지도 못한 채 서로 칼날을 세운다면 결국 그 칼날은 모두 본인들의 가슴을 겨누게 되는 것이며,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당선자라고 모두 낙선자보다 잘나고 똑똑하고 좋은 정책이 있어서 당선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당선자 스스로 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선자가 주민을 위한 마음이 있다면 낙선자의 좋은 정책을 받아 들여야 하고, 함께 펼쳐갈 수 있어야 옳다.

그것만이 주민을 위한 길이고, 주민에게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며, 본보기다.

늘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난도질당하는 것은 집권자가 자기사람만 심어놓고 전횡을 휘두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아울러 당선증을 받고 치켜세워진 어깨와 뻣뻣해진 고개는 이쯤 풀어놓으면서 기쁨을 안겨준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기 위해 고개를 숙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