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ctn] 대전지방경찰청(청장 이상원) 광역수사대는 노숙자나 신용불량자 명의로 ‘유령법인’을 설립하여 대포통장, 대포폰을 만들어 범죄조직 등에 판매한 총책 A씨(41세, 남) 등 28명을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09년 4월부터 금년 5월까지 57개의 유령 법인을 설립하고 법인명의 통장 424개, 휴대폰 627대, 인터넷 236회선을 개설한 후 대포통장은 불법 도박사이트 및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개당 30만에서50만원을 받고 판매하여 1억7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대포폰도 국내외에 수십만원씩을 받고 판매하여 총 1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인터넷 광고로 손님(법인 명의자)을 모집하는 모집책, 유령 법인을 설립하는 법인설립책, 통장과 휴대폰을 만드는 개설책, 이를 판매하는 판매책 등 각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활동했으며 통장개설책 중에는 대전지역 조직폭력배 3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인 설립 시 5천만원 이상의 주식이 필요했으나 2009년부터 상법이 개정되어 100원짜리 주식만 있어도 법인 설립이 가능한 점과 법인 명의로 각 은행에서 수개의 통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은 법인 설립 시 자본금 50만원 상당을 법인통장에 입금하고, 세무서의 법인소재지 확인에 대비, 가격이 저렴한 쪽방이나 원룸 등을 전세 계약금 10만원을 지급하여 정상적인 전세계약서를 제출하였고, 통장과 휴대폰 개설 시에는 명의자를 대동하거나 위임장을 만들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총책인 A씨를 비롯하여 일부 피의자는 대포통장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되어 타 사건으로 구속되거나 재판 중에 있으며,법인명의자들은 노숙자나 신용불량자로 명의를 빌려주는 댓가로 법인 1개당 50만원 내외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인설립이 쉬운 점을 이용하여 유령법인을 내세워 대포통장을 만들어 유통하고 있어 “해당기관에서는 법인 설립, 통장 개설 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