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ctn] 대전시의 시민 소장 근대역사자료 기증 기탁 캠페인, '추억을 기부하세요'에 한 향토사학자가 평생을 모은 근현대 역사자료 2천여점을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향토사가로 잘 알려진, 전 대전시문화재위원 김영한 선생(92)이다.

선생은 일제 말인 1941년 공직에 입문, 1981년 정년퇴임까지 만 40년 4개월을 충남도 공무원으로 봉직했다.

아울러 17세기의 유명한 노론 정치가이자 유학자인 김수항(金壽恒)의 후손으로 일찍이 가학으로 한문을 익힌 뒤, 꾸준히 대전 충남지역의 고서와 고문서를 연구, 향토사 연구자로서도 명성을 쌓았다.

특히 행정사무관으로 충남도 문화재과에 근무할 때는, 특유의 세심함과 박학다식함으로 지역의 무수한 문화재들을 발굴하고 조사하는 일에 많은 공을 세워 보기 드문 '능문능리(能文能吏)'의 관료로 높은 인정을 받았다.

이번에 기탁한 자료 역시 당시 공직생활 중 수집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일부는 관외로 유출되거나 폐기될 위기에 처한 기록물을 박봉을 털어 손수 구입한 것들이다.

시에 기탁된 자료들은 일제시대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1960-70년대 경제개발시대에 걸친 각종 행정자료들과 지역사 관련 기록들로, 대전충남지역의 근현대사연구에 중요한 사료들로 평가된다.

또 개인기록물들이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한 근대관료의 일생을 통해 지역은 물론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미시사(微視史)적 접근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자료들도 많다.

대전시는 이번에 기탁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 목록화작업과 사진촬영을 끝내고, 연내 전시 및 도록발간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창 대전시 종무문화재과장은 "그동안 전통시대 자료들에 집중되어 있던 대전시 동산문화재 현황이, 이번 김영한 선생의 기탁을 통해 근현대로까지 그 외연이 크게 확대되었음은 물론 질적으로도 우수한 자료들이 다수 발굴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기탁자가 지속적인 전시와 연구․보존이 가능한 시립박물관이 건립될 경우, 모든 자료를 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김영한 선생과 상의하여 우리시 박물관 시설을 보완, 선생의 뜻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