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CTN] 이병종 기자 = 태풍, 호우, 지진과 같은 자연재난은 물론 코로나19, 화재 등 사회재난을 포함하여 공공기관의 업무 중단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위기상황에서도 국가는 핵심기능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수립·운영하는 '기능연속성계획'이 '무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능연속성계획'은 지난 2017년 1월, 행정안전부가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정부부처, 공공기관의 핵심기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의무규정으로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그 근거가 마련되었다.
※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25조의2제5항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은 재난상황에서 해당 기관의 핵심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계획(이하 "기능연속성계획"이라 한다)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 <신설 2017. 1. 17.>

그러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행정안전부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법이 시행된 지 3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기능연속성계획 수립 의무 기관인 행정안전부를 포함한 48개 중앙부처, 245개 지자체, 89개 공공기관 등 총 382개 기관 모두가 이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재난, 위기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사실상 정부는 그야말로 '멈춤'상태인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이제야 올 10월부터 기능연속성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임호선 의원은 "현재는 재난을 관리하기 위하여 재난대응 계획 및 위기관리 매뉴얼을 토대로 운용되지만 이는 정부 기능과 시스템의 정상 가동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규모 재난 등 위기상황 발생으로 업무단절이 되더라도 가정의 전력공급, 소방서의 긴급 출동, 통신, 철도 등 공공기관의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인데, 법 개정이 지난 3년 8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마저도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질책했다.

이에 임 의원은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재난대응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382개 전 대상기관이 수립, 운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이행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일본은 9.11테러와 지진을 각각 겪으면서 국가 연속성 정책을 확립하고 세부적인 기능연속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