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극심한 가뭄속에 화려한 골프대회\'눈총\'

태안, 극심한 가뭄속에 화려한 골프대회'눈총'

이재필 기자입력 : 2017. 05. 31(수)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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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악의 가뭄속에서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에 현대더링스CC골프장에서 연예인 골프대회가 개최돼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사회/ctn]이재필 기자 =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모내기조차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모내기해야 할 논 한복판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골프대회가 열려 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는 곳은 부남호의 염분이 높아 물을 대도 모가 살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 같은 골프대회 소식을 접한 농민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실제로 지난 30일 오전 11시에 태안 현대더링스CC에서 '2017연예인과 함께하는 태안사랑 자선 골프대회'가 열렸다.

태안군사회복지협의회(회장 윤희신)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김세호 전 태안군수가 유치추진위원장을 맡아 태안지역 골프 동호회원, 연예인을 포함한 320명의 골퍼가 참여해 기량을 겨룬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했다.

이에 태안지역 농민들은 "골프장이 위치한 주변은 모내기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모내기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부남호의 물을 대더라도 염분이 높아 모을 심지 못해 농민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는데 태안의 지도자급이라는 사람들이 골프대회를 한다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골프장 주변에 가뭄때문에 모내기조차 하지 못한 논이 바닥이 말라 방치되어 있다.

이들은 이어 "현재 이곳의 심각한 문제점에 대해 안희정 도지사는 물론 각급 기관장들이 찾아와 농민들의 시름을 걱정하고, 대책마련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대회를 여는 것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이번 골프대회는 농업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지만 현실을 외면한 행태로 지적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한편 골프대회 주최 측은 태안군에서 처음 열리는 연예인 자선 골프 대회는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지역 소외계층들에게 도움을 주는 한편 함께하는 사회풍토 조성과 참가 연예인을 통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는 태안군을 널리 홍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 주민은 "이들이 자선골프대회를 통해 지역소외계층에 도움을 주고, 태안군을 홍보하겠다고 떠들고 있어 이를 지켜볼 문제지만, 이들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는 지역 농민들에게는 누가 위로 해주느냐"라며 골프주최 측의 행태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