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기동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 시기가 설레고 긴장되는 시기이겠지만, 학교전담경찰관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긴장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얼마 전 흙투성이가 된 옷을 입은 중학생에게 또래 청소년들이 욕설을 하며 흉기로 위협하고 뺨과 복부를 구타하고 심지어 음악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진 폭행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보는 이들에게 분노와 개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이슈와 순간적인 분노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마련이고 유사한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하곤 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학교폭력이 새 학기 초에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학기 초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피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어 피해발견이 어렵다.

학교폭력의 신고 건수가 겨울방학이 끝난 후인 3월과 4월 여름방학이 끝난 후인 9월과 10월에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조사된 바가 있어 교사와 학부모들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각종 유관기관의 예방활동으로 친구들을 때리고 돈을 빼앗는 물리적인 폭력은 감소되었으나, 친구를 왕따 시키고 모욕감을 주는 정서적인 폭력과 사이버 폭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맞춤형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에서는 학교폭력을 4대 사회악 중 하나로 지정하고, "학교폭력은 학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며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여 학교폭력 근절활동을 하고 있다.

경찰청 역시 학교폭력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학교전담경찰관을 도입하여 전국적으로 배치, 1인당 10개교 정도를 담당하고 있고,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나 SNS 등을 통해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하여 가해학생에게는 선도를 하고, 피해학생은 보호하는 업무를 처리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범죄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참석 및 학교와의 협력체계 구축하고 폭력써클 단속 등 학교와 청소년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폭력은 누구라도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여야 한다. 피해학생 외에도 주변 친구들이나 교사, 학부모들도 좀 더 적극적인 예방과 대응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만약 피해학생이라면 이 피해가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기억하고 피해를 당했을 때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부모님, 선생님, 전문가 등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여야 한다.

24시간 운영되는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로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학교폭력 정보제공 및 신고를 할 수 있는 앱(App)을 설치해 놓아 학교폭력 상황에 처할 때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안전 Dream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117Chat'로 신고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내 말과 행동 때문에 상대방이 기분 상했다고 하면 바로 사과를 하며, 친구 사이에서 재미와 장난을 위해서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입장을 바꿔서 기분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또한 무리한 요구를 받을 때에는 ‘미안하지만 나는 네가 말하는 대로 할 수가 없다’라는 식으로 단호하게 거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더욱이 학교폭력은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미처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에 작지만 지속적인 국민적 관심이 있다면 학교폭력을 근절하고 학생들을 선도하려고 수년간 정부가 준비한 시스템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폭력이 없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우리 아이들이 즐기며 대한민국의 미래로 커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