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진근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여성가족부 '2016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5명중 1명꼴로 성추행과 강간미수, 강간 등 신체적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 이상의 여성은 음란 메시지와 몰래카메라, 스토킹, 성희롱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에는 대전 모 대학 교수들의 잇단 성 추문으로 또다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학 A교수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자신의 수업을 듣는 제자들을 추행했고, B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학생이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교수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한 학생만 8명에 달한다. B교수 피해 학생은 학점 평가에 불이익을 받지 것을 우려해 수치심을 참으며 학점 평가가 끝난 직후 경찰서를 찾아 교수를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공공 영역에서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우리사회에 성범죄가 뿌리 뽑히지 않는 원인은 제도적 결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추태를 저질러도 결국에는 흐지부지되고 만다는 경험칙에 의한 인식이 만연한 탓이다.

우리나라는 성범죄 재범률이 굉장히 높은 편인데 그 이유는 성범죄에 대한 형량 매우 낮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범죄자 10명 중 3명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예컨대 미국에 사는 르네 로페즈라는 남성은 4년간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섰는데, 그에게 선고된 형량은 무려 1503년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법과 제도가 마련된다 한들 권력에 등에 업고 법망을 비켜간다면 제도를 통한 범죄 억지력은 흔들리게 된다. 사회적으로 권력이 막강한 이들의 성추문을 더욱 단호하게 엄벌해야하는 이유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도덕과 윤리규범에 의해 자율적으로 굴러가는 사회를 선진사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덕적 윤리규범에 의해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사범 (事犯)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하다.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성범죄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국민 모두의 인성이 철저히 함양되길 바란다. 성욕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인성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