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진근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8400여 건이던 것이 2년 뒤인 2015년에는 2만5653건으로 급증했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부부폭력 발생률은 2007년 40.3%에서 2010년 53.8%로 증가했다가 2013년에는 45.5%로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전체 가정폭력 건수로 보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가정폭력 신고율은 여전히 낮다. 여성가족부 '가정폭력 실태조사' 자료에는 여성의 2.1%, 남성의 0.3%만이 가정폭력에 대해 경찰에 신고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을 뿐이다. 그 이유에 대해 '가족이므로'와 '남의 일이므로'가 가장 높게 나왔다. 그러다 보니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주위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실정이다.

가정폭력의 경우 대부분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쉽게 은폐된다. 보복 폭행과 가정파탄으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신고를 꺼리게 되는 것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정의 치부가 드러날까봐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가정폭력은 초기 대응이 어려운 특성상 상습적·고질적으로 재발하고 폭력의 양상 또한 점차 심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발생 초기의 적극적인 신고만이 가정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4대악 범죄 중 하나로 가정폭력을 지정하고,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 조치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가정폭력 예방 및 재발방지 업무를 수행하는 가정폭력 전담경찰관을 지정하였다. 또한 피해 발생 시부터 사후관리까지 일련의 대응 체계를 갖추고 가정폭력 사건을 대처 하고 있다.

경찰과는 별도로 법원에 가해자의 접근금지, 퇴거, 격리가 가능한 '피해자 보호명령제도'를 신청할 수도 있으며 여성긴급상담전화 1366번을 통해 상담과 치료 등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정은 법이 간섭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여겨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가정폭력은 가정내 일로 치부되고, 대다수가 가정 내에서 어떠한 일어나도 간섭하지도, 알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니다. 폭력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범죄로서 설령 그것이 배우자에 의한 폭력이라도 엄중히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신고와 관심으로 가정폭력을 이 사회에서 뿌리 뽑을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