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종하 순경 = 서산경찰서] 1997년 12월 13일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된 뒤 여러 차례 개정을 거듭하여 그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했지만, "가정폭력" 즉 개인의 사생활과 민첩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경찰관들이 신고처리를 함에 있어 어려움이 많다.
2016년 현재,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지난 2014년 22만 7608건, 2015년 22만 7727건으로 하루 평균 약 700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고 있을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가정(家庭)'이란 - 단어의 한자를 풀어서 얘기하자면 -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 관계자가 모여 사는 사회(社會)의 가장 작은 집단을 뜻한다. 즉 피가 통하는, 피로 이루어진 관계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가정 내 문제에 경찰이 개입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면, 지금은 사회 4대악으로 선정된 만큼 국가가 개입하고, 단순 폭력이 아닌 살인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가정폭력 문제 중 하나가 신고로 출동 했을 경우이다. 출동 시에 남편이 집에 문을 열주지 않거나, 열어 주고도 얼굴과 몸에 상해를 입은 아내가 신고 이후에 남편의 폭력이 두려워 “괜찮아요. 화해했습니다.” 라는 식의 말을 하면 경찰을 적극적인 대처가 어렵다. 이러한 경찰관의 출동 이후에 처리를 하지 않고 가버린 뒤에는 피해자들은 억압과 폭력 속에 드러나지 않는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에서도 가정폭력 문제를 다루면서 '개입할 수 없는 사적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 폐해를 일으키는 명백한 범죄'라고 인식하면서 예방과 수사는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신고자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폭력 현장에 자녀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동에 대해서는 아동학대와 관련해서도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자녀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다른 일반 범죄와 달리 『가정보호사건』이라는 제도가 있다.
초범이거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일정기간 접근금지, 사회봉사, 교육수강을 시키는 등 벌금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어 피해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면서 가해자에게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도이다.

경찰과는 별도로 법원에 가해자의 접근금지, 퇴거, 격리가 가능한 '피해자 보호명령제도'를 신청할 수도 있으며 여성긴급상담전화 1366번을 통해 상담과 치료 등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가정폭력의 정도가 심하거나 경찰이 돌아가고 나서 있을지도 모르는 보복행위의 우려가 있다면 가해자를 현장에서 즉시 퇴거를 시킬 수 있으며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2개월간(연장도 가능) 주거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처분을 할 수도 있다.

원인을 알면 문제의 해결도 한결 쉬워질 수 있다. 가족 내에서는 부부 간에 서로 존중해주고 자녀를 나의 소유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우해주며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 매를 드는 것만이 훈육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 남의 집 일이라도 최소한의 관심을 보인다면 한 가정이 비극으로 가는 일을 막을 수도 있으므로 이와 관련,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하며 '가정폭력'이 점차 줄어들길 기대해본다.

무엇보다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잠재적 가해자나 피해자들이 가정폭력도 범죄라는 인식을 하고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