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훈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필자는 최근 외국인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신고를 다녀 온 적이 있다. 가정폭력 신고를 여러번 나갔지만 외국인이 피해 여성인 적은 처음이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촌의 경우 노총각이 수도 없이 많아 생겨난 것이 국제결혼으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 아내를 구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범죄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외국인 아내를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까지 증가하고 있다. 약40%가 넘는 외국인 아내가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폭력 중 대표적인 경우가 언어폭행으로 대부분 외국인 여성에게 "일이나 해라", "너를 데려오는데 많은 돈이 들었다" 하는 식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정폭력의 수위는 단지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보면 간단한 것이 아닌 가정 전체의 일이 되고 결국에는 우리 사회의 각종 범죄행위, 청소년의 일탈 행위 등의 사회적인 부작용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잦은 구타가 그 뒤를 따르고 있어 외국인 아내의 경우 언어소통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문화의 차이로 인해 오해를 빚고 이로 인해 구타를 당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출동했을 당시에도 피해 외국인 여성에게 물어보니 "112에 신고를 해도 언어장벽으로 인해 폭행을 당하고도 신고를 할 수 없었다"는 답변이 있었다. 이외에도 '가재는 게 편이다' 는 생각을 가지고 한국 경찰이니 당연히 한국인을 감싸 안아줄거라 판단하여 신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언어문제에 대해서는 언어통역능력자를 배치하고 있고, 경찰 내에서 통역이 불가능한 언어일 경우 국가에서 운영하는 무료 통역센터의 도움을 받아 통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4대악 중의 한 범주인 가정폭력에 대해 강력한 처벌 및 사후모니터링을 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지만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많은 국민들이 외국인 이웃에 대해 편안하게 다가가고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하지 못하거나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신고할 수 없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부디 주변에서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을 보호하여 더 이상 먼 타국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