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최근 인터넷 상에 '자라니' 때문에 교통사고가 날 뻔 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자동차와 충돌할 듯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전거 운전자가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자라니'는 자전거와 고라니의 합성어로 운전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자전거 운전자를 이르는 말이다. 로드킬(Road kill)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마도 고라니라는 동물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고라니는 빠른 속도로 갑자기 튀어나와 운전자들을 식겁하게 만들곤 한다. 이러한 고라니에 자전거 족을 빗대어 '자라니'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자전거가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유산소 운동으로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가 큰 폭 상승했지만,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장비 미착용과 법규 미준수로 등 안전인식 미흡으로 도로 위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경찰청의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는 전체 교통사고 중 8.16%라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발생 건수는 2011년 9천474건에서 2012년 1만3천339건, 2013년 1만3천420건, 2014년 1만 7천76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최근 5년간 자전거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매년 300여명에 이르는 등 자전거로 인한 교통사고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자전거로 인한 교통사고가 좀처럼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 별다른 면허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전거를 운동기구 정도로 여기고, 자전거 운전자는 교통법규와 안전의무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그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엄연히 '차'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교통안전표지와 교통신호에 따라야하고, 자전거 전용도로 외의 차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우측 가장자리로 운행하는 등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또한 보행자와 사고가 났을 경우 인명피해 보상 및 형사상의 책임이 따를 수 있고 자동차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쌍방과실의 책임을 질 수 있으며,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경우,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한 경우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자전거 운전자들의 올바른 안전인식으로 ‘자라니’라는 오명을 떨쳐버리고 안전한 자전거 교통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