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가정(家庭)'의 사전적 의미는 부부를 중심으로 그 부모나 자녀를 포함한 집단과 그들이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인 집을 포함한 생활 공동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가정은 한 사람의 인격이 형성되는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이자 국가의 근간인만큼 가정의 평화가 곧 사회, 나아가 국가의 평화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소중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가정폭력을 불량식품, 학교폭력, 성폭력과 함께 사회를 멍들게 하는 주범인 4대악 중 하나로 지정하고 이를 척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뉴스나 신문 등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극악무도한 가정폭력 사례들이 아직은 갈 길이 멀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웃음이 넘쳐나고 서로를 사랑으로 보듬어주어야 할 가정에 드리운 어둠의 그림자, 가정폭력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분노와 비명이 난무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자식이 부모를 때리고 부부가 서로에게 욕설과 폭언을 내뱉는 한편의 막장드라마 같은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가정폭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가정폭력'의 사전적 의미는 가정에서 부부나 부모 자식 등 가족 사이에 일어나는 폭력행위로, 가정폭력에 있어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가정'이 아닌 '폭력'이다. 가정폭력은 엄연한 범죄 행위이지만 가정폭력을 가족 사이에 발생하는 사적인 갈등 정도로 치부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는 사회의 인식이 가정폭력을 근절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가정폭력은 타 범죄에 비해 신고율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한다. 가정폭력이 발생한 가정에서는 가정폭력 역시 가정사라고 여겨 그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신고를 망설이고, 그들의 이웃은 신고하는 것이 타인의 가정사에 개입하는 것이라 여겨 신고를 꺼리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가정폭력이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대물림 될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가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거나 성인이 된 후 각종 범죄의 가해자가 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도 표출되고 있다.

이렇듯 가정폭력은 가정을 멍들게 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엄염한 범죄행위임을 기억하고, 가정폭력을 그저 한 집안의 가정사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여기는 우리들의 인식변화와 적극적인 신고(여성긴급전화☎1366 또는 경찰)로 가정에서 사랑만을 외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