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며칠 전 뉴스를 통해 한 중학생이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사연이 전달됐다. 이제 겨우 세상을 알아 갈 나이에 이 어린 학생은 무엇이 그리도 괴로워 세상과의 이별을 선택한 걸까

숨진 이 학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동급생들에게 심한 욕설과 폭언을 당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게 되고 SNS가 활성화 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학교폭력의 일종 '사이버불링', 그 심각성에 주목해보자

'사이버불링'이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반복적으로 심리적인 공격을 가하거나, 개인정보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고통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피해 유형으로는 스마트폰 데이터를 빼앗는 ‘데이터셔틀’, 원하지 않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초대하여 욕설과 폭언을 하는 일명 '카톡감옥', 현금대신 쓸 수 있는 기프티콘을 강제로 선물하게 하여 갈취하는 '기프티콘셔틀', 여러 사람 앞에서 고의적으로 험담하거나 그 내용을 인터넷이나 SNS에 유포하는 행위, 피해자를 촬영·유포하여 수치심을 주는 행위 등이 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는 학교폭력을 4대악 중 하나로 지정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홍보와 캠페인 등 각종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최근 4년간 전체 학교폭력 발생건수는 2012년 2만4천709건에서 2015년 1만9천968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사이버불링은 2012년 900건에서 2015년 1천462건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전체 학교 폭력 중 9.1%라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최근 1년 사이 사이버불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9%로 청소년 10명 중 2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이버불링은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피해 학생이 24시간 괴롭힘에 노출될 수 있고, 신체적·물리적 폭력이 가해지지 않아 가해 학생이 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이버불링 피해 학생 중, 경찰이나 상담센터에 신고한 비율은 고작 1.2%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선생님이 발견하기 쉽지 않아 피해 학생 및 주변 친구들의 적극적인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사이버불링을 당하고 있거나 주변 친구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경찰이나 학교폭력신고센터(☎117), 청소년지원센터(☎1388), 학교폭력 SOS지원단(☎1588-9128), 또는 문자 #0117로 신고하여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