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대검찰청에서 발간한 '범죄분석 2015'에 따르면 2014년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29,863건으로 인구 10만명 당 58.2건이 발생했으며, 지난 10년 동안 무려 145.5%나 증가했다고 한다. 정부는 성폭력을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과 함께 4대악 중 하나로 지정하고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성범죄 발생건수와 비례하여 증가하는 성범죄 피해자,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그들은 성범죄 피해에 한 번, 지원제도의 미비와 주변의 차가운 시선으로 또 한 번 눈물짓고 있다. 범죄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보다 더 깊숙이 고개 숙이는 피해자, 이것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성폭력 사건에 있어 범죄자에 대한 처벌만큼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상처로부터 빠른 시일 내에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와 그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처가 완벽히 치유되지 않는다면,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성범죄 피해자의 치유를 돕는 기관과 제도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스마일 센터이다. 이곳은 정신과전문의, 사회복지사, 임상심리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협력하여 성범죄 등 강력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후유증을 치료하는 곳으로, 심리치료뿐만 아니라 법률, 임시주거시설 지원 등 피해자의 피해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둘째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를 대변해주는 국선변호사와 진술 조력인을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국선변호사는 검사가 필요에 따라 직권으로 피해자를 위해 지정해 주는데 형사·민사 사건에서 재판부와 피해자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피해자가 13세 미만의 아동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진술 조력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는 범죄피해자 권리 고지 의무화이다.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와 각종 지원제도를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경찰과 검찰에서는 범죄피해자 권리 및 지원제도 안내서를 배부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자 지원제도의 활성화와 피해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 전환으로 성범죄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상처를 회복하고 몸도 마음도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