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부천 여중생 백골시신 사건, 큰딸 살해 암매장 사건, 생후 2개월 된 여아 학대 방치사건, 평택 실종아동 원영이 사건 모두 올해 뉴스나 신문을 통해 전달되어 전 국민의 분노를 산 아동학대 사건들이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사건들은 우리에게 알려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수면아래 감춰진 아동학대 사실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공개한 2015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학대 사례는 1만 1,709건으로 2014년 1만27건보다 전년도 대비 16.8% 증가했고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같은 기간 14명에서 16명으로 증가했으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가해자의 83%가 부모이며 그중 친부모가 78%에 달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할 경우 그 특성상 외부에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사실은 은폐되어버리기 쉽다.

아동학대 범죄를 알게 되었을 경우에 신고의무가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범죄를 알게 되었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사람, 이들을 신고의무자라 한다. 이렇듯 신고의무자가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하면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신고의무자들의 신고로만 아동학대를 사전에 발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우리 모두가 신고의무가 있다는 생각으로 주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아동학대를 의심해보아야 하는 경우로는 무엇이 있을까.
아동의 상처에 대한 보호자의 설명이 모순되는 경우, 아동의 울음소리, 비명이 계속되는 경우, 계절에 맞지 않거나 깨끗하지 않은 옷을 계속 입고 다니는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지각이나 결석이 잦은 경우, 나이에 맞지 않은 성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 등이 있다.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타인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 준 인천 11세 학대소녀탈출 사건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이 소녀를 살려낸 것은 이상 징후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신고한 이웃 주민이었다.

우리의 관심과 신고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있지 말고, 주변에 학대받는 아동이나,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아동보호 전문기관(☎1577-1391), 또는 경찰에 신고하여 아이들이 행복한 건강한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