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요즘처럼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 때면 지인들과 야외에 모여 하늘에 떠있는 달을 안주 삼아 음주를 즐기는 일이 많이 있다.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한잔 두잔 음주를 즐기다보면 어느 새 과음으로 이어지면서 술에 만취한 민원인이 경찰관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나, 과거 처벌을 받은 것에 대한 불만을 품고 지구대·파출소를 찾아와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일이 많아져 경찰관들의 무거운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경찰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 범죄 예방과 같은 경찰 본연의 임무에 큰 공백이 생기고 있으며, 일선 현장에 치안력 낭비가 없어져야 국민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최상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에 그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른 행위는 "봐주겠지"라는 관대한 음주문화가 위법행위를 부추기고 있으며, 주취소란 행위자 대다수가 지역주민이고 계획적인 것이 아닌 술에 취해 벌어지는 우발적인 행동이라는 점에서 경찰관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13년 5월 경범죄 처벌법 제3조 3항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에 대해 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과료에 처하도록 법을 개정을 하였고, 경찰 측에서도 사안의 경중 따라서는 초범이라 할지라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중한 죄질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민사적으로 경찰관의 정신적 피해에 대하여 배상명령청구 등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일본은 주취자가 경찰관의 제지에 따르지 않을 경우 1만 엔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해 놓았으며, 프랑스 또한 공공장소에서 현저한 주취 상태에 있는 자에게 3천 유로(36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고, 영국은 죄질에 관계없이 체포해 주취자용 경찰차량으로 호송, 유치장에 36시간 이내 구금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불필요한 경찰 낭비가 발생치 않도록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에 대해 우리 경찰은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여 엄정하고 공정한 법 집행을 하여 선량한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소중한 경찰력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그저 술김에 실수한건데.." 라는 식의 음주 행위에 대한 잘못된 시선이 대신 이러한 행위가 제 3의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 있는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건전한 음주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국민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