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진근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다음달 6일부터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암행 순찰차가 전국 고속도로와 서울시내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확대 운용된다. 암행 순찰차는 위반 차량을 단속하기 위해 경찰에서 도입한 순찰차의 일종으로 OECD 선진국 22개국에서 이미 운영중인 제도이다.

경찰은 현재 충남·경북·강원·인천·전북 등 고속도로에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암행순찰차를 22대로 확대해 전국적으로 가동하여 보복운전이나 난폭운전, 화물차 적재조치 위반행위, 끼어들기 등을 본격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지난 3월부터 암행 순찰차를 시범적으로 운영한 결과 시행한 지 1주일만에 127건의 얌체, 난폭, 보복운전 행위를 적발하였고 특히 운영구간의 사망사고 감소율이 전년대비 70%로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민들의 여론 또한 긍정적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경부고속도로 이용객 600명을 대상으로 암행순찰차 효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5%가 '암행순찰차가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라고 답했다.

암행순찰차라는 말은 조선시대 왕의 측근 관원을 지방군현에 비밀리에 파견해 위장된 복장으로 암행하게 한 특명사신인 암행어사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반 백성과 구분이 어려웠던 암행어사와 같이 암행순찰차도 일반 차량과 구분이 힘들다. 경찰 차량임을 알 수 있는 것은 보닛과 좌우 옆면에 부착된 경찰 마크뿐이다. 평소에는 일반 승용차와 잘 구분되지 않는 모습이지만, 법규위반 차량이 발견되면 차량 내부에 장착된 경광등과 사이렌, 전광판이 작동하면서 단속 대상 차량을 추격해 단속하게 된다.

교통사고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간다. 본인뿐만 아니라 상대방 운전자와 가족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긴다. 그렇기에 교통법규 위반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함께 교통사고 없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과거 암행어사가 백성으로 위장하여 부조리한 관리들을 감찰하고 처벌하였던 것처럼 암행순찰차 또한 그러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암행이라는 전근대적인 수법에 호소해야 할 정도로 국민들의 교통법규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