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훈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112는 가장 위급하고 긴박할 때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국민을 위한 긴급 신고 전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 해 112신고 1870여만 건 가운데 허위신고 및 장난전화, 단순 민원상담 등 이른 바 비범죄 신고가 840여만 건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이러한 비범죄 신고를 원인으로 골든타임 확보가 가장 중요한 경찰, 소방에서는 긴급출동 대응시간을 늦추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현장경찰관들은 신고지령을 받고 현장을 출동할 때 내 가족이 범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마음과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대비하여 신속하고 긴장감을 유지한 채 신고 출동에 나서지만 막상 112 허위신고라는 것을 알고 느끼는 허무함과 긴장감이 한순간에 무너져 일에 대한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2013년 경범죄 처벌법에는 '있지 아니한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에 대해 6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의 형으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하였으며 내용의 정도가 중하거나 상습, 허위 장난신고자에 대해서는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를 적용하여 5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과 민사소송을 병행하여 허위, 장난신고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파출소에서는 "외국인 등에게 강도를 당하였다", "불상의 사람이 칼을 들고 쫓아 온다" 는 등의 신고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여 확인해보면 술에 만취하여 횡설수설하느라 정신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이에 허위신고가 판단되어 신고자의 신고이력을 확인해보면 대부분 비슷한 내용으로 수차례 허위신고를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즉결심판으로 처벌하는 경우도 꽤 있는 것처럼 허위신고의 처벌을 강화함에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경찰에서는 어떤 신고도 쉽게 넘길 수 없다. 그렇지만 각종 허위신고로 인한 긴급 사건 처리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부탁하건데 누군가의 허위신고로 인해 다른 누군가는 생사의 가로에 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올바른 시민의식을 가져 올바른 신고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