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인아 순경 = 서산경찰서 대산지구대] 어린 아동을 학대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일곱 살 의붓딸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울산계모사건, 친부와 친부의 동거녀에게 학대를 당하다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한 인천 맨발소녀, 일곱 살 원영이 사건 등 경악을 금치 못할 아동학대 사건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2011년 6천여건에서 2015년 1만 1천여건으로 5년사이 2배로 늘어났고, 이로 인해 2015년에는 16명의 아이들이 희생되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있어야할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서 아동학대의 80%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방임, 정서학대, 신체학대 ,성학대 순으로 정서학대가 가장 많았고, 원영이 사건으로 인해 "역시 계모가 아이를 학대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제로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은 친부모이다.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의 특성으로는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또는 고립, 양육 태도 및 방법의 부족, 부부간의 갈등 등이 있었고 어렸을 때 학대를 받았던 경험이 자신의 아이를 또다시 학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가정의 비율도 적지 않았다.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해 자기방식대로 키우겠다는 부모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잘못된 가부장적 가치관으로 "내 아이인데 내가 알아서 할거다" 라는 훈육의 그늘 아래 폭력을 당연시 하는 부모들에게는 진정한 부모가 되기 위한 부모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경찰관이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려 할 때, "내 가정사에 참견 말라" "남의 일에 신경꺼라" 등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인데 부모가 이런식으로 현장 조사를 거절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 되어야 한다.

세 살짜리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고 공사장에 버린 부(父)는 징역 5년, 다섯 살짜리 아이를 발로 차 숨지게 한 부(父)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살해에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인데 부모라는 허울뿐인 인면수심의 부모에게는 과실치사를 적용할 게 아니라 살인죄를 적용하여 충분히 죗값을 치루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를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여기고 학대가 조금이나마 의심된다면 적극적으로 112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 같아 꺼려질 수도 있겠지만 당신의 착한 오지랖이 귀중한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