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민로 경장 = 서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필자가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한번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다. 당시 의붓아버지와 생활하던 초등학생 딸3명이 몇 년간 할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하여 친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으며 그 사건의 실체가 수면위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슈화 되면서 달궈졌던 아동성폭력 범죄가 다시 식기도 전에 국민이 또다시 분노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우리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일까? 화학적 거세, 전자발찌를 비롯한 수많은 제도가 그 실효성을 계속해서 의심받고 있다.

그래서 아동 성폭력 예방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를 느끼고 있다. 아동에 대한 성폭력은 세상에 알려져 우리가 분노하게 되는 바로 그때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 늘 있는 것이고, 인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놀랍게도 아주 비슷한 양상으로 일어난다.

미국의 텍사스 주는 10대 소녀 3명을 2년간 성폭행한 40대 남자에게 무려 4060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아동대상 성범죄자에겐 성맹수라는 표현을 쓰고 성맹수법이 시행되는 나라도 있다. 우리 나라는 이런 나라에 비해 일반국민의 인권보다 범죄자의 인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 우리의 법 감정이 범죄자에게 강력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하지만, 제도적인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동들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아동의 경우 돈이나 사탕으로 유인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고 도와달라는 말을 거절하지 못하는 아동의 심리를 이용해 성폭력을 저지르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므로 아동들에게 모르는 사람은 절대 따라가지 않도록 교육해야 하고 집안에 혼자 있을 때는 택배나 방문판매인 등이 오더라도 문 앞 또는 경비실에 물건을 두게 하거나 부모에게 꼭 연락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교나 학원에서 귀가할 때 통원차량 이용, 골목길 보다는 큰 길을 이용하도록 하고 외출시 항상 행선지를 말해 둬야 하며 학교주변 아동안전지킴이집을 활용해 도움울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까운 사람이라도 아동의 몸에 손을 대면 '안되요, 싫어요' 라고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하고 위급 상황시 '도와주세요' 라고 큰 소리로 외치도록 교육해야 하며 아이의 평상시 행동과 다른 특이행동 등 성폭력 피해 징후에 대해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모든 대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공감대의 형성으로 확고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때 우리 자녀들이 마음 놓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