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ctn]이재필 기자 =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주) 태안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 25분쯤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9호기 석탄이송설비 바닥에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진행하던 중 근로자 고모씨(35)와 김모씨(44) 등 2명이 60ｍ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고씨는 현장에서 숨지고, 김씨는 인근 태안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오후 1시께 숨졌다.

이날 사고는 근로자 다수가 작업하던 중 고씨 등이 발을 딛고 있던 '데크 플레이트' 한쪽이 이탈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고씨와 김씨를 제외한 10여명의 근로자들이 더 있었으나, 이들은 다른 '데크플레이트'에 발을 딛고 있어 화를 모면했다.

만약 다른 '데크플레이트'도 함께 이탈됐다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보령노동고용지청 관계자에 따르면 건설 현장에는 안전고리 또는 30m 높이마다 안전망을 설치하게 돼 있어야 하지만 사고 현장인 태안화력 9·10호기 플랜트 토목현장 건물은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망이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시공사인 에스아이테크 관계자는 태안화력 9·10호기 건설 현장의 부실 설계 의혹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관계자는 "현장 내 다른 곳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을 할 때 하중을 받쳐주는 H빔의 간격이 3.3m인데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5m의 간격으로 설계가 돼 있었다"면서 "이러한 부실 설계로 인해 ‘데크플레이트’가 하중을 못 이겨 이탈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전문 콘크리트 타설 기능공이 고임금이라는 이유로 공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하루 일당 18만원의 저임금 플랜트공을 데려다 토목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토목분야 전문 타설 기능공이 아닌 비전문 분야인 플랜트 기계공이 작업 현장에 투입돼 대형 사고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태안화력 9·10호기는 총 설비용량 2100MW(1050MW·2기)로, 2조6천709억원(경상가 기준)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이번 사고 현장은 서부발전 본사 턴키 계약 방식으로 원청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해 설계하고 하청업체인 '에스아이테크'에서 시공 중이다.

서산경찰은 함께 일하던 근로자와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태안화력은 9·10호기 공사현장에서 해마다 10여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대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상황이다.

이재필 기자 jefeel2@naver.com 이재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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