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서산시의회, 포상휴가 갔다왔다고 생각하나?

가금현 기자입력 : 2013. 03. 16(토) 08:13

가가

서산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11일 슬그머니 우리나라를 떠났다가 돌아왔다.

해외연수라는 명분이다.

이들은 떠나기 몇 일전까지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펼쳐 보이고 있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 의회버스를 이용해 떼로 몰려다니며 주민들로부터 제기된 민원의 현장을 방문했다.

문제는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 하기 전에 의회차원에서 문제점을 파악해 민원의 소지를 없게 했다면 이렇게 주민들이 단체행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을 터다.

하지만 이들은 민원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는지 아니면 그 조차 파악조차 못했는지는 모르지만 지역주민의 반발과 언론의 질타를 받고서야 기다렸다는 듯 움직이는 의정활동을 보여줘 왔다.

여기서 주민들은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민원이 발생해 주민들이 나서서 문제점을 지적할 때까지 의원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가를 말이다.

주민을 위해 대의를 펼치겠다는 의원들이었다면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기 전에 문제점을 바로잡았어야 옳다.

하지만 서산시의회 의원들은 꼭 문제가 터져 나오고야 움직이는 의정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발버둥을 치며 덩치 큰 지자체든 사업주을 상대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집회도 갖고, 기자회견도 자청하는 등 몸부림을 쳐가며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갈 즈음 서산시의회 의원들이 전면에 나선다.

의원들이 전면전에 나설 때는 이미 주민은 물론 지자체와 사업자 모두가 기진맥진한 상태다.

이때 의원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어느 때부터인가 똑 같다.

집단으로 현장을 방문해 주민의 목소리를 대신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일.

의원들은 자신의 집단행동에 정면으로 맞받아칠 지자체 공무원이나 사업자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같은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구나 의원들은 여기서 하나를 더 챙기겠다는 꼼수가 숨어있다.

문제가 해결되면 주민들은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철저히 계산된 의정활동이 아닌가 싶어 주민의 한 사람으로 입맛이 쓰다.

그리고 소리 소문 없이 슬그머니 해외연수라는 명분을 앞세워 해외여행을 떠난 행태를 보면 할 말을 잃게 한다.

의원들 스스로가 포상휴가라도 다녀왔다는 생각이나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산불예방을 위해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전공무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더구나 나라는 비상상태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민의 대의를 위해 일하겠다던 의원들이 해외로 떠난 걸 보면 서산시의 발전을 위해 무척 중요한 사안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난 11일 이철수 의장과 한만태 의원을 제외한 11명의 서산시의회 의원들은 해외로 떠났다가 15일 저녁 비행기로 입국했다.

이젠 주민들은 이들이 손수 작성한 해외연수보고서를 꼼꼼하게 챙겨보고 평가해야 할 차례다.

내 호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으로 이들의 해외여행 경비를 대준 꼴이 되어서는 아니 되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