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CTN]가금현 기자 = '모래톱 위로 미끄러지는 따스한 파도, 갯벌처럼 반짝이는 생명의 동시조집'

최연희 시인은 '동시를 통해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싶다'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동심을 지니고 평생을 살아가는 웃음이 많은 밝은 시인이다.

오랫동안 어린이, 청소년과 함께 지내온 세월만큼 어린이 마음의 변화와 청소년의 정서를 잘 알기에 그들과 동화하여 동심을 지니고 사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두 권의 동시집을 쌍둥이처럼 발간하고, 1년이란 다소 짧은 기간 동안 왕성한 창작 의욕으로 새롭게 <동시조집>을 출간했다.

어린이를 통해 꿈꾼 장면을 바닷물이 드나드는 길목과 동심의 놀이터에 시인이 꾸려놓은 생명을 다양한 소재와 깊은 감성으로 내려놓았다.

제목이 말하듯 『바다 비밀』은 여러 존재가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지를 속삭이듯 말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그런 존재들, 가까이 있지만 귀 기울이지 않아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에 대해 시인은 꾸미지 않은 문체로 나긋이 속삭인다.

책을 펼치면 소라에 귀를 가져다 대던 어린 시절처럼 눈앞에 없는 바다가 펼쳐지고 귓가엔 잔잔하게 오가는 파도 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바다 비밀』은 생태학적 시선으로 자연에서 한 발짝 떨어져 대상이 속한 환경까지 두루 살펴보는 관찰자의 시선을 취한 '1부 꼭 표시해' / 자연물, 특히 계절감이란 독립적인 소재거나 동식물과 짝을 이뤄 자연 그 자체를 노래하는 '2부 바람이 전하는 말' /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이 아직 자신들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시인은 온몸으로 받아 서정적 필치로 풀어냄으로써 자신들만의 터널을 담담히 건너고 있는 이들을 응원하는 '3부 소문' / 바람이 불면 누군가에게 꿈의 씨앗이 되어 닿을 것 같은 푸릇푸릇한 '4부 재치 있는 천사'로 구성되어 있다.

최연희 시인의 동시조집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놀이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