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N문학관]
말복
지은이 가금현

111년 만이라는 숫자가 뜨거웠다
입이 추어진다는 우스갯소리의 입추도
고개를 내밀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날이면 날마다
태양에 달궈진 쇠붙이에 살갗이 닿으면
지지직 익어버릴 것 같은 뜨거움이었다

말복 날도 어쩌라고 할 정도로
뜨거운 폭탄을 쉼 없이 퍼붓는다 했더니
해가 저물어갈 무렵 한 줄기 바람이 절기를 살린다

그래 그랬다
시간과 절기를 알 수 있는 건
나이를 먹어감이라고

나이 한 살이 성큼 다가서고 있음을 모른 채 할 수 없다

가금현 시인은 CTN 신문사 발행인으로 현재까지 다섯 번째 시집과 '내 인생의 산택' 등 공저 수필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