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CTN]정민준 기자ㅣ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이 추진한 축산업 관련 조례를 의회에서 정식 부결되기 전, 슬그머니 내용을 고쳐 다시 상정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CTN이 해당 조례에 대한 취재에 착수하자, 김 의장은 조례안을 조용히 철회하고, 표심을 의식한 일부 조항을 수정해 재상정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른바 '꼼수 조례' 논란이 지역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복수의 군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장은 조례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감지한 뒤 CTN의 취재가 시작되자 조례를 잠정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민원성 반발이 예상되는 항목을 일부 수정하고, 마치 새로운 안건인 양 다시 상정하려는 움직임이 내부적으로 포착됐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한 군의회 관계자는 “언론 보도 직전 조례를 일단 내리고, 문제가 될 만한 핵심 조항만 살짝 손본 뒤 몰래 다시 상정하려 한 것은 군의회의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건 입법이 아니라 명백한 정치 장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당 조례안에서는 ‘1000㎡ 이하 면적의 증축 1회 허용’ 등 구체적인 증축 범위까지 명시됐으며, 건폐율 한계로 기존 부지에 증축이 어려운 경우 인접 부지 활용도 허용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김 의장은 특정 민원 해소를 명분으로 조례를 추진했지만, 지역 축산업계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한 축산 농가는 “농민 삶은 안중에도 없이 민원인과 표심만 계산한 조례였다”며, “우리를 희생양 삼으려는 정치 놀음”이라고 성토했다.

논란에 더욱 불을 붙인 건 모 의원의 내부 발언이다. “내년 선거 때 보자고, 표 관리도 하고…”라는 그의 발언은 조례 개정이 공익보다는 선거 전략에 무게를 둔 시도였음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 군 의원들도 “조례가 부결되기 전부터 이를 감추고 다시 올리려 했다는 건 명백한 이중 플레이”라며, “군의회를 수단화하고 군민을 기만하는 위험한 전례를 남겼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기윤 의장은 현재까지 관련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미 확보된 내부 의회 증언만으로도 이번 조례가 선거를 노린 ‘기획 입법’이자, 민의와 절차를 왜곡한 정치 행위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례는 오는 24일 정식으로 부결 처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은 '통과 여부'가 아니라 '과정의 정당성'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금산군의회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책임 있게 매듭지을지, 지역사회와 군민의 눈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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