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CTN]정민준 기자ㅣ충남 계룡시(시장 이응우)가 지난해 부결된 사업을 명칭 변경 후 재차 편성해 이른바 '예산 끼워넣기' 식 논란이 일고 있다.

계룡시는 '공유주방 시스템 설치'명의 삭감된 계획서를 철저한 확인 작업도 없이 사업명만 바꿔 몰래 끼워넣기식으로 보고해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계룡시는 지난 ‘2023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 에서 '계룡시자원봉사센터 공유주방 설치 공사 ' 관련 예산 7천3백9십만 원을 세워 시의회에 심의를 요청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해당사업비는 전체 2억7천3백9십만 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시는 7천3백9십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2억 원은 올해 본예산에 도비 50%와 시비 50%를 편성한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시는 해당 사업 예산편성 사유로 금암동자원봉사거점캠프 주방이 협소해 새로운 곳에 공유주방 설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나타냈다.

하지만, 당시 계룡시의회는 집행부에서 심의를 요청한 관련 사업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복지 지원을 위해 공유재산 취득을 통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보다 체계적이면서 구체적인 사업추진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사업비 전액 삭감시켰다.

사업 장소에 대한 안전 문제도 지적됐다. 시가 사업지로 선정한 해당 건물이 협소한 주자장과 어린이보호구역에 접해있고 위험성이 우려된다는 시 의회의 이유다.

그러나 계룡시는 지난해 전액 삭감된 관련 사업 명칭을 변경해 올해 1차 추경에 올려 '끼워넣기'라는 논란을 점화시켰다.

계룡시는 이 과정에서 지난해 해당 사업을 전담했던 사회복지과에서 가족돌봄과로 사업 담당부서를 변경하고, 사업예산도 지난해 7천3백9십만 원에서 4억2천9백7십만 원 으로 대폭 상향된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 심의를 요청했다.

사업지는 앞서 심의요청 당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건축물을 별 다른 조치없이 임차(주방 30평,경로식당 30평)해 사업추진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추경예산안에 포함시킨 해당 사업 예산은 운영비 1470만 원(월 160만 원 7개월 임대료 포함), 시설비 3억 원(설계용역비,시설공사비), 자산취득비 4500만 원(주방 용품), 보증금 5000만 원,공유주방 물품구입비 2000만 원 등 4억2천9백7십만 원이다.

이에 계룡시의회 이청환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 집행부인 계룡시가 이같이 사업명을 변경하고, 일말의 고민도 없이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실세의 예산 챙기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부의장은 “지난해 7천3백9십만 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던 사업을 집행부가 한 달만에 다시 명칭만 변경해 ‘은근슬쩍 끼워넣겠다’는 것"이라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는 식의 부실 행정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 붙였다

이 부의장은 공유주방설치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다며 집행부인 계룡시가 이를 추진하는 과정이나 방법이 너무 근시안적이며 구태의연 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계룡시민 김 모(49·여)씨는 "시의회에서 삭감된 사업을 집행부가 논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문제의 예산을 '계속사업'이라는 논리를 들어 일방적으로 반영한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계룡시 공무원 김 모(51·남)씨는 “생색내기 복지예산 편성은 당장 그만 두고 서민생활 살리는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