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CTN]정민준 기자ㅣ대전 중구 문창동 재건축사업 개발 계획이 시행사 와이즈클래스 케이의 이익만을 우선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주민들이 삶의 터전마저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일 오전 10시 체감온도 –10도를 웃도는 혹한 속에 대전 중구청사 정문앞에 60~70대 노인들 20여명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문창동 38번지 개건축사업’ 승인 철회와 시행사의 매도청구 소송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다. 시행사 외이즈클래스 케이는 지난 6월경 95%의 토지사용 권한을 확보해서 대전시로부터 재건축 사업을 받았다

문제는 이 계획에 일부 주민들은 배제된 채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문창동 재건축 사업지역 내 노유자시설 '안심요양원' 수용자와 보호자, 시설관계자들로 "시행사 매도청구권 행사가 진행되면 길거리로 나앉을 것이 두려워 이 시위에 나섰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대전시와 중구청은 승인 요건만 갖추면 무조건 허가를 내주고, '절차상 하자없다'며 현지 주민 민원을 외면하고 있다"고 토로 했다.

이곳 요양원은 지난 2021년 2월경 개원한 지하1층 지상5층 건물로 50여 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40여명이 입원 중이다.

요양원 대표 A씨에 따르면 "시행사가 토지사용 동의서를 구할 당시 터무니 없는 금액을 제시해 이를 거부하면서 귀찮게 하는 바람에 잠을 이룰수가 없다."고 곤혹한 마음을 전했다.

A씨는 시행사측에 제시한 보상금으로는 이사비용, 대체토지‧건물 구입비용, 대출금, 양도세 등을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라다고 말했지만 사업승인 요건인 주민동의 95%를 넘기자 태도가 돌변해 감정가 22억 이상 보상은 안 된다며 법원에 매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시행사는 또 사업승인 후 3개월 동안 단 한 차례의 실질적인 협의도 없이 법원에 매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

요양 환자 보호자 B(58·남)씨는 “개원 이래 3년여 동안 입원 중인 집사람이 그동안 정도 들고 시설 직원들과도 가족같이 지내 ‘다른 곳으로 절대 안 갈 것’이다”며 “인‧허가 기관이 중재에 나서 원만한 해결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호자 C(45·여) 씨는 “아버님이 ‘나는 죽어도 다른 곳으로 못가니 나를 이곳에 묻어놓고 철거하려면 해보라’고 역정을 내고 있다”며 “아버님이 혹시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토지보상법상 공익사업이 아니거나 개인이 거부하면 토지 강제수용은 할 수 없다. 대전시와 중구청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졸속대처에 주민들만 애를 태우고 있어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1일 오전 10시 대전 중구청사에서 문창동 안심요양원 보호자들이 '문창동 38번지 재건축 사업' 중단과 사업승인 철회를 외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정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