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프로타고니스트
정민준 기자입력 : 2023. 10. 05(목) 11:07
▲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공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연극의 시작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으며 지금의 연극은 기원전 5세기부터 4세기에 걸쳐 발전한 그리스 연극 형식이 바탕이 되었다. 주로 도시 신전의 축제인 데오니소스 축제에서 공연되었으며, 당시의 문화와 사회, 신화 등을 다루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고대 그리스 연극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비극(tragedy)은 비극적인 요소를 담은 고귀한 작품으로 신화와 영웅적인 인물을 다루었다. 희극(comedy)은 사회적인 문제와 일상생활을 풍자하고 유머를 전달하는 기능을 갖추었다. 연극은 보통 세 개의 주요 인물을 가지며 이들을 가사(gas)라고 불리는 목소리 즉, 대사와 함께 행동했다. 가사는 크게 배우들 사이의 대화인 디알로그(dialogue)와 배우 개개인의 내부 생각을 표현하는 모놀로그(monologue)로 구성되었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연극이론은 오늘날까지도 연극 작품의 분석과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연극의 최대 성공 요건 중 하나가 배우이고 그중에서도 주인공이 갖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서 첫 번째 등장하는 배우 또는 주연 배우를 말한다. 프로타고니스트 영화든 연극이든 소설이든 어쨌든 서사를 가지는 이야기에는 반드시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여럿일지언정 이야기에 주인공이 없는 경우는 없다. 그러므로 주인공이 없다면 "이야기"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연극이나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의 중심인물이며, 관객이 감정과 신경을 몰입하는 존재이다. 원래 그리스의 연극은 합창·무용·낭송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여기에서 첫 번째 배우를 도입한 사람이 바로 비극의 창시자로 일컬어지고 있는 시인 테스피스이다. 이 첫 번째 배우는 합창단과 마주 보고 서서 합창단을 상대로 그들과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Poetics〉에 따르면 2번째 배우 또는 상대역을 무대에 도입해 두 인물 사이에 대화록을 만든 것은 아이스킬로스이다. 3번째 배우를 무대에 도입한 사람은 소포클레스인데, 이에 따라 대화는 좀 더 복잡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될 수 있었다. 3명의 배우만 있었다고 해서 등장인물의 수가 3명으로 한정된 것은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한 배우가 여러 배역을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스극의 초창기에는 시인들이 직접 배우들을 선정하고 때로는 훈련까지 시켰다. 그러나 BC 449년경에 이르러서는 아테네의 집정관들이 각 극의 주연 배우들을 선정했으며, 이 주연 배우들에게는 조연 배우들, 즉 2번째 배우와 3번째 배우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었다. 또 한 주연 배우들은 비극 경연 대회와는 상관없이 주어지는 연기상을 놓고 겨루기도 했다. 그리스 시대 이후 프로타고니스트란 용어는 소설·이야기·연극의 주인공을 지칭하는 데도 쓰이게 되었다.
여기서 움베르토 에코에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19가지 플롯을 살펴보면 관객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조직적 서사가 날카롭다.
1. 갈등의 원천은 대결을 피할 수 없는 세력이 물러서지 않는 대상을 만나 결과로 나타난다.
2. 라이벌의 본질은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티고니스트 사이의 세력 투쟁이어야 한다.
3. 서로의 적대감은 대등하게 맞붙어야 한다.
4. 그들의 세력이 똑같지 않아도 라이벌은 서로 상대방을 대적할 만한, 보상할 만한 힘을 가져야 한다.
5. 첫 번째 갈등의 순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갈등이 시작되기 이전에 둘의 대등한 관계를 잠시라도 설정한다.
6. 안티고니스트가 프로타고니스트의 의지를 꺾는 것으로 행동을 시작한다. 이것이 촉매 작용을 하는 장면이어야 한다.
7. 라이벌 사이의 관계는 인물의 세력 관계를 곡선으로 나타낼 수 있는 싸움이어야 한다. 안타고니스트의 세력 곡선이 오르면 프로타고니스트의 곡선은 내려간다.
8. 첫 번째 극적 단계에서 안타고니스트는 프로타고니스트에 대하여 우월성을 얻는다. 프로타고니스트는 안타고니스트 때문에 고통을 당하며, 대개 불리함을 겪는다.
9. 도덕적 문제에 관하여 분명하게 편이 갈라진다.
10. 두 번째 극적 단계는 행운의 반전으로 인하여 내려만 가던 프로타고니스트의 세력 곡선은 방향을 달리 잡는다.
11. 안타고니스트는 종종 프로타고니스트의 힘을 감지한다.
12. 프로타고니스트가 도전을 시작하기 이전에 기울어졌던 세력이 힘의 균형을 얻는다.
13. 세 번째 극적 단계는 라이벌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다룬다.
14. 사건이 해결된 뒤에 프로타고니스트는 자신과 주변의 질서를 회복한다.
정민준 기자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서 첫 번째 등장하는 배우 또는 주연 배우를 말한다. 프로타고니스트 영화든 연극이든 소설이든 어쨌든 서사를 가지는 이야기에는 반드시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여럿일지언정 이야기에 주인공이 없는 경우는 없다. 그러므로 주인공이 없다면 "이야기"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연극이나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의 중심인물이며, 관객이 감정과 신경을 몰입하는 존재이다. 원래 그리스의 연극은 합창·무용·낭송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여기에서 첫 번째 배우를 도입한 사람이 바로 비극의 창시자로 일컬어지고 있는 시인 테스피스이다. 이 첫 번째 배우는 합창단과 마주 보고 서서 합창단을 상대로 그들과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Poetics〉에 따르면 2번째 배우 또는 상대역을 무대에 도입해 두 인물 사이에 대화록을 만든 것은 아이스킬로스이다. 3번째 배우를 무대에 도입한 사람은 소포클레스인데, 이에 따라 대화는 좀 더 복잡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될 수 있었다. 3명의 배우만 있었다고 해서 등장인물의 수가 3명으로 한정된 것은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한 배우가 여러 배역을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스극의 초창기에는 시인들이 직접 배우들을 선정하고 때로는 훈련까지 시켰다. 그러나 BC 449년경에 이르러서는 아테네의 집정관들이 각 극의 주연 배우들을 선정했으며, 이 주연 배우들에게는 조연 배우들, 즉 2번째 배우와 3번째 배우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었다. 또 한 주연 배우들은 비극 경연 대회와는 상관없이 주어지는 연기상을 놓고 겨루기도 했다. 그리스 시대 이후 프로타고니스트란 용어는 소설·이야기·연극의 주인공을 지칭하는 데도 쓰이게 되었다.
여기서 움베르토 에코에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19가지 플롯을 살펴보면 관객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조직적 서사가 날카롭다.
1. 갈등의 원천은 대결을 피할 수 없는 세력이 물러서지 않는 대상을 만나 결과로 나타난다.
2. 라이벌의 본질은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티고니스트 사이의 세력 투쟁이어야 한다.
3. 서로의 적대감은 대등하게 맞붙어야 한다.
4. 그들의 세력이 똑같지 않아도 라이벌은 서로 상대방을 대적할 만한, 보상할 만한 힘을 가져야 한다.
5. 첫 번째 갈등의 순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갈등이 시작되기 이전에 둘의 대등한 관계를 잠시라도 설정한다.
6. 안티고니스트가 프로타고니스트의 의지를 꺾는 것으로 행동을 시작한다. 이것이 촉매 작용을 하는 장면이어야 한다.
7. 라이벌 사이의 관계는 인물의 세력 관계를 곡선으로 나타낼 수 있는 싸움이어야 한다. 안타고니스트의 세력 곡선이 오르면 프로타고니스트의 곡선은 내려간다.
8. 첫 번째 극적 단계에서 안타고니스트는 프로타고니스트에 대하여 우월성을 얻는다. 프로타고니스트는 안타고니스트 때문에 고통을 당하며, 대개 불리함을 겪는다.
9. 도덕적 문제에 관하여 분명하게 편이 갈라진다.
10. 두 번째 극적 단계는 행운의 반전으로 인하여 내려만 가던 프로타고니스트의 세력 곡선은 방향을 달리 잡는다.
11. 안타고니스트는 종종 프로타고니스트의 힘을 감지한다.
12. 프로타고니스트가 도전을 시작하기 이전에 기울어졌던 세력이 힘의 균형을 얻는다.
13. 세 번째 극적 단계는 라이벌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다룬다.
14. 사건이 해결된 뒤에 프로타고니스트는 자신과 주변의 질서를 회복한다.
정민준 기자jil3679@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