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당신을 지구특공대원으로 임명한다
정민준 기자입력 : 2023. 04. 11(화) 21:10
▲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공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남세균은 광합성 독립영양으로 생장하는 세균 군이다. 이 균은 짙은 청록색을 띠고 있으며 세균 중에서 유일하게 산소를 발생하는 광합성 세균이다. 남세균은 남조류(藍藻類, blue green algae)라고도 하며, 원핵생물인 원시 조류의 일종을 말한다. 남조류는 그 특성에 따라 조류로 분류되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생물학적 특성이 다른 세균(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예전에는 교과서에는 남조류로 나왔다. 현재로부터 38억 년 ~ 25억 년 전 신생대 중에서 고 시생대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며, 지구 역사상 최초로 광합성을 시작한 생물이므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고마운 존재라 할 수 있다.
비록 40억 년 전 등장한 최초의 생명체인 남세균은 혐기성 세균은 아니지만 약 4억 년 동안 지구에서 산소를 만들어 내면서 현재 생물군의 지배종인 인간을 비롯한 호기성 생명체에게 중요하다. 가령 지구의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 등을 이용하여 산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구가 금성처럼 이산화탄소 덩어리가 되지 않은 것은 남세균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주었기 때문이다. 남세균의 광합성으로 인해 지금도 바다에 산소를 공급하고 있는 것은 물론 대기 산소 농도를 급증시켜 오존층을 형성하였다. 이 덕분에 성층권에 오존층이 생겼으며, 그로 인해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발생, 지표면의 유해 광선 등이 대기에서부터 차단되어, 해상에서 육상생물이 생길 수 있는 결과까지 이어지는 지구의 역사가 있었다.
즉 육상생물을 만들기 위한 큰 공로를 세운 생물이다. 또 한 남세균은 생명 활동을 통해 지질시대에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층을 형성하였다. 광합성을 하기에 엽록소를 갖지만, 그 외에 카로티노이드, 피코빌린 같은 보조색소를 가진 남세균도 있다. 세포 속에는 핵이 없으며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소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엽록체 역시 세포소기관이므로 남세균에서 찾을 수는 없다. 아니, 애초에 엽록체 자체가 고대 남세균의 일부가 진핵세포에 공생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 했다. 그 이유는 다른 별들과 달리 유독 지구는 푸른빛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하기야 산도 푸르고 들도 푸르고 바다도 푸른빛이다. 그러나 태초에 지구가 푸른 것은 아니었다. 지구가 푸른빛을 띠는 것은 '남세균(Cyanobacteria)'이라는 아주 작은 생명체 때문이다.
얼마 전 한 공중파에서 ‘녹색 강’이라는 프로가 우리에게 많은 공감을 일으켰다. 그것은 4대강 사업으로 물이 흐르지 못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강으로 농장, 공장, 생활 폐수가 유입된다. 이어서 인, 질소 같은 영양염류의 증가로 남세균이 폭발적으로 증가로 이어진다. 이렇게 하여 녹조현상이 심해진다는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녹조현상’의 주범은 남세균이라는 것이다.
남세균은 엽록체 대신 틸라코이드라는 막 구조체를 가지고 있다. 틸라코이드는 엽록체의 안쪽처럼 층을 이룬 형태가 아니라 동심원 구조를 가지며 여기에 엽록소 등의 색소와 광합성에 필요한 효소가 들어있다. 하지만 일부 남세균은 틸라코이드를 가지고 있지 않기도 한다. 이분법으로 분열하며 일부 남세균은 질소 기체를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질소고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질소고정 능력이 있는 남세균은 보통 이질세포라는 특이한 구조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이 균은 독소도 가지고 있다. 이 남세균이 분비하는 독소는 굉장히 강력한 신경독으로 작용하며, 녹조로 인해 물에 남세균이 증식할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먹이사슬의 아래 단계에 있는 동물이 남세균의 독소를 흡수하고, 이 동물을 위 단계에 있는 동물이 포식하면서 생물농축이 발생하기 때문에, 먹이사슬 위 단계에 있는 포식자는 엄청난 양의 독소가 축적되어 위험해질 수 있다.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나서 코끼리 떼죽음의 원인이 되기도 할 정도이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국조인 흰머리수리가 계속 떼죽음을 당하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것의 원인이 남세균의 독소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붙은 별명이 'eagle killer'이다.
그러나 남세균이 분비하는 순수한 독소 자체는 그렇게까지 강력하지 않고, 이 독소가 브로민과 반응했을 때 비로소 맹독으로 변한다. 물속에 브로민이 존재하는 것은 인간이 무단 방류한 공업 폐수 때문이라 하니 많은 관심과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산소 생성으로 생명체 진화의 큰 역할을 했지만 원시지구에서는 대부분 혐기성 생명체였기 때문에 약 23억 년 전, 남세균이 5대 멸종에 버금가는 대멸종인 산소 대참사(Oxygen Holocaust)는 물론 지구 전체를 눈덩이로 만들었다는 가설이 있으며 화성에서 산소를 만드는 실험에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 그렇다, 혁명적인 생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민준 기자
비록 40억 년 전 등장한 최초의 생명체인 남세균은 혐기성 세균은 아니지만 약 4억 년 동안 지구에서 산소를 만들어 내면서 현재 생물군의 지배종인 인간을 비롯한 호기성 생명체에게 중요하다. 가령 지구의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 등을 이용하여 산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구가 금성처럼 이산화탄소 덩어리가 되지 않은 것은 남세균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주었기 때문이다. 남세균의 광합성으로 인해 지금도 바다에 산소를 공급하고 있는 것은 물론 대기 산소 농도를 급증시켜 오존층을 형성하였다. 이 덕분에 성층권에 오존층이 생겼으며, 그로 인해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발생, 지표면의 유해 광선 등이 대기에서부터 차단되어, 해상에서 육상생물이 생길 수 있는 결과까지 이어지는 지구의 역사가 있었다.
즉 육상생물을 만들기 위한 큰 공로를 세운 생물이다. 또 한 남세균은 생명 활동을 통해 지질시대에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층을 형성하였다. 광합성을 하기에 엽록소를 갖지만, 그 외에 카로티노이드, 피코빌린 같은 보조색소를 가진 남세균도 있다. 세포 속에는 핵이 없으며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소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엽록체 역시 세포소기관이므로 남세균에서 찾을 수는 없다. 아니, 애초에 엽록체 자체가 고대 남세균의 일부가 진핵세포에 공생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 했다. 그 이유는 다른 별들과 달리 유독 지구는 푸른빛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하기야 산도 푸르고 들도 푸르고 바다도 푸른빛이다. 그러나 태초에 지구가 푸른 것은 아니었다. 지구가 푸른빛을 띠는 것은 '남세균(Cyanobacteria)'이라는 아주 작은 생명체 때문이다.
얼마 전 한 공중파에서 ‘녹색 강’이라는 프로가 우리에게 많은 공감을 일으켰다. 그것은 4대강 사업으로 물이 흐르지 못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강으로 농장, 공장, 생활 폐수가 유입된다. 이어서 인, 질소 같은 영양염류의 증가로 남세균이 폭발적으로 증가로 이어진다. 이렇게 하여 녹조현상이 심해진다는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녹조현상’의 주범은 남세균이라는 것이다.
남세균은 엽록체 대신 틸라코이드라는 막 구조체를 가지고 있다. 틸라코이드는 엽록체의 안쪽처럼 층을 이룬 형태가 아니라 동심원 구조를 가지며 여기에 엽록소 등의 색소와 광합성에 필요한 효소가 들어있다. 하지만 일부 남세균은 틸라코이드를 가지고 있지 않기도 한다. 이분법으로 분열하며 일부 남세균은 질소 기체를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질소고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질소고정 능력이 있는 남세균은 보통 이질세포라는 특이한 구조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이 균은 독소도 가지고 있다. 이 남세균이 분비하는 독소는 굉장히 강력한 신경독으로 작용하며, 녹조로 인해 물에 남세균이 증식할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먹이사슬의 아래 단계에 있는 동물이 남세균의 독소를 흡수하고, 이 동물을 위 단계에 있는 동물이 포식하면서 생물농축이 발생하기 때문에, 먹이사슬 위 단계에 있는 포식자는 엄청난 양의 독소가 축적되어 위험해질 수 있다.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나서 코끼리 떼죽음의 원인이 되기도 할 정도이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국조인 흰머리수리가 계속 떼죽음을 당하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것의 원인이 남세균의 독소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붙은 별명이 'eagle killer'이다.
그러나 남세균이 분비하는 순수한 독소 자체는 그렇게까지 강력하지 않고, 이 독소가 브로민과 반응했을 때 비로소 맹독으로 변한다. 물속에 브로민이 존재하는 것은 인간이 무단 방류한 공업 폐수 때문이라 하니 많은 관심과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산소 생성으로 생명체 진화의 큰 역할을 했지만 원시지구에서는 대부분 혐기성 생명체였기 때문에 약 23억 년 전, 남세균이 5대 멸종에 버금가는 대멸종인 산소 대참사(Oxygen Holocaust)는 물론 지구 전체를 눈덩이로 만들었다는 가설이 있으며 화성에서 산소를 만드는 실험에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 그렇다, 혁명적인 생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민준 기자jil3679@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