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N문학관]김영희 객원기자 = 작년 8월 AI가 쓴 세계 최초의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가 등장했다.

연이어 AI가 쓴 53편의 시로 엮인 시집을 완성했다. 카카오브레인은 AI 시인 '시아'를 개발하고 시아가 쓴 첫 시집 '시를 쓰는 이유'를 2022년 8월 8일에 출간했다.

예술 분야에서 AI가 그림도 그리고 시와 소설을 쓰며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

따라서 AI와 공존해야 할 디지털문학인의 소임은 더 커졌다.

AI소설의 주제와 소재, 배경과 캐릭터를 설정하고 스토리보드를 담당하는 건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AI의 능력은 감독인 인간의 역량에 의해 결정되므로 창의성이 절실하다.

이제 소설, 시 등 예술 분야 연출 시대가 열린 셈이다. AI와의 공존은 위기 아닌 기회로 맞서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글 쓰는 인간' 즉 '호모스크립투스(homoscriptus)' 시대다.

작가나 학자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책 쓰기가 이제 디지털 혁명으로 누구나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SNS 문학, 웹툰, 웹소설, 디카 시, AI소설 문학 등 새로운 형식의 글들이 성행한다.

소위 웹으로 전달되는 모든 것이 디지털문학에 속한다. 웹소설 등의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핸드폰 문화 확산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에 부응해 한국디지털문인협회는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글을 쓰거나 AI로 글 쓰는 작가가 참여하는 웹 문학 시장에 대비해 지난 5월에 창립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20여 개 분과를 만들어 디지털문학 웹진, 문집 발간, 디지털문학상 제정, 디지털백일장 공모, 문학 강의 및 디지털 책쓰기 아카데미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 중 하반기 공동문집을 발간키로 결정했다.

이는 한국디지털문인협회 산하 디지털책쓰기코칭협회 주관이다.

협회는 1인 1책 갖기 새마음 운동 일환으로 창립 기념 공동문집 1호<내 인생의 선택>(SUN)를 5월에 탄생시킨 바 있다.

스마트워킹을 통해 만나지 않고도 60여 명이 각자 원고를 제출하고 스스로 수정 보완해 책을 냈다.

디지털책쓰기코칭협회는 원스톱 서비스를 주안점으로 실시하며 저자, 출판사, 북 디자이너가 구글 드라이브로 동시에 연계해 효율적이며 혁신적으로 책을 완성한다.

이로 인해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실천하는 기회를 맞고 있다.

이는 디지털책쓰기코칭협회가 추구해 오던 바이며 몇 년 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이번 하반기 공동문집도 자기가 글을 쓸 의지만 있다면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참여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 기반으로 한국디지털문인협회가 탄생했다 해도 무방하다. 창립 총회 시 150여 명의 각계 문학인들이 참여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는 시작일 뿐이고 세계로 뻗어나가 회원이 수십만 명이 확대되리라 추산한다.

기존 문학인이라면 어느 단체엔가 등단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시대의 조류에 따라 디지털문인협회는 등단 없이 디지털 매체에 글이나 영상을 한 번 이상 올리면 협회 가입 자격을 준다.

자기 작품을 발표하는 데 비용과 자격에 장애가 없는 셈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방대한 문학의 저변을 확산하며 AI와 공존해야만 할 디지털문학인으로서의 소임 또한 크다.

디지털문인협회 하반기 공동문집 주제는<위로>이고 원고 마감은 9월 20일까지다.

가제는 다음 3가지 중 하나로 정하면 된다. ▲그때 나는 위로가 필요했다(가제) ▲그때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 한마디(가제) ▲나를 일으켜 세운 말 한마디(가제)다.

주제는 가장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준 것을 찾아 쓴다.

예를 들면 1)나를 일으켜 세운 말 한마디 혹은 편지 2)살아갈 힘이 되어준 밥 한 끼 3)잊지 못할 술 한 잔 혹은 차 한 잔 4)세상에서 가장 따듯했던 포옹 혹은 악수 5)세상에서 가장 값진 돈 봉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