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ctn] 이성기 기자 = 충북 대학교 교수로서, 두꺼비 마을신문 편집장으로, 산남동 주민으로 도시숲 구룡산을 지키기 위해 청주시 (시장 한범덕)가 민간개발로 선회를 발표한 날부터 구룡산을 지키기 위해 매일 강행군을 하고 있는 화제의 인물이 있어 173회 희망 인터뷰 주자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다른 대안과 구룡산의 가치, 해외 성공 사례등을 들어 보았다.

인터뷰 장소도 희망 인터뷰 최초 산에서 개발이 진행될 시민쉼터에서 했으며 그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청주의 자랑이며 청주시의 허파를 지키기 위해 반대 서명을 틈틈이 산을 오르고 내려가는 길에서도 받았다. 한 주민은 "안 그래도 넘쳐나는 아파트로 문제인데 멀쩡한 산을 깍아 아파트를 또 짓느냐!"며 청주시에 강한 행정 불만을 표현했다. 불과 5일만에 5천명의 구룡산 개발 반대시민 서명을 온 오프라인에서 받았으며 구룡산 개발을 철회 할 때 까지 시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펼칠 것을 천명했다.

조 :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아름다운 국토가
현 : 현세대 때문에 고통받는 구나
국 : 국민이 일치 단합하여 아름다운 도시숲 후손에게 물려주세!

■ 지구 반대편 온라인 친구들을 위한 본인소개.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청주의 두꺼비마을에서 마을신문 만들면서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는 조현국입니다. 지금은 구룡산살리기 주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 구룡산 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청주시 행정이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구룡공원을 아파트 민간개발을 통한 보전 방침을 강행한 게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에서 구룡공원은 다른 7개 도시공원과 달리 '가치적 기준, 계획적 기준, 법적 기준'에서 보존 측면이 가장 우수한 공원이었습니다. 따라서 구룡공원에 대한 민관 거버넌스 논의의 출발은 민간공원개발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부터 출발했어요. 청주시 행정은 시종일관 민간공원개발로 가는 방향을 고집했고 민간공원개발을 반대하고 일부 매입후 해제, 토지 매입 보존,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등을 주장한 주민의 의견을 '긴급 브리핑'으로 묵살했어요.

사실 구룡공원은 워낙 '뜨거운 감자'라 민관 거버넌스 회의에서 최종안에 합의하지 못하고 다섯 가지 복수안을 열거하는 것으로 끝났어요. 그래서 거버넌스 회의에서는 후속 추가 논의에서 최종한을 찾자고 합의했는데, 느닷없이 청주시가 일방적으로 구룡공원 민간공원개발을 골자로 한 긴급 브리핑을 하는 바람에 지금 이 갈등이 생겨난 것입니다. 지금도 청주 도시공원대책위는 추가 후속논의 때 합의했던 ‘청주시의 담당부서-청주시의회-녹색청주협의회-거버넌스 시민간사(청주 도시공원 지키기 시민대책위)로 구성된 4개 단위에서 최종안을 합의하자고 청주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 청주시가 구룡공원 아파트 민간공원 개발 방침을 발표한 후에 주민들의 항의가 심상치 않다는데?
지역 주민들은 구룡산 아파트 민간 개발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청주시장의 긴급 브리핑이 있는 직후인 지난 4월 10일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40여 명의 주민들이 청주시장 구룡공원 민간 개발 발표에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고요, 4월 13일에는 200여명의 지역주민과 시민들이 모여 구룡산 껴안기 퍼포먼스를 했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항의는 4월 12일부터 동네 어귀 4곳에서 주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1인 피켓시위 벌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로 '엄마'들이 피켓 시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에서는 민간 개발 반대 서명 운동을 하고 있고, 오후에는 거리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5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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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공원 민간개발 추진을 위한 청주시 도시공원위원회도 무산시켰다던데?
4월 19일에 구룡공원 민간공원조성사업 제안 심사평가표를 심의하려도 청주시 도시공원위원회를 지역주민들이 온몸으로 막아 무산시켰습니다. 사실 그 회의는 구룡공원 아파트 민간 개발 추진하는 첫 단추였어요. 지역주민들과 시민들은 ‘청주시의 구룡공원 민간개발 추진이 민관 거버넌스 최종안이 아님으로 오늘 회의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회의 무산을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구체적인 대안은?
최근 구룡공원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아파트 민간개발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에서는 해제 또는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을 권고하기도 하고요. 구룡산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하는 것이지, 무턱대고 아파트 민간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청주시는 예산이 없다며 아파트 민간개발밖에 없다고 하지만 예산 마련을 위해서 민관이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주민들은 구룡산 트러스트 운동을 제안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오는 4월 26일과 27일 양일 간 열리는 제16회 두꺼비생명한마당에서 산남동작은도서관협의회 자원봉사자들은 ‘구룡산 땅 한뼘사기 경매’를 펼칩니다. 남한테는 정말 쓸모 있는 안 쓰는 물건을 산남동의 아파트 작은도서관, 두꺼비생태문화관, 두꺼비살림 매장, 두꺼비마을신문 사무실로 기증해주면 그걸 경매하여 구룡산 땅 한뼘 사기에 쾌척할 계획입니다.

■ 왜 구룡산 보존해야 하는가?
이제 구룡산이 부모산, 우암산과 함께 청주의 3대 도시 숲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청주 남부권의 허파로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부터 시민들을 지켜주는 대표공원입니다.
또한 구룡산은 운천공원과 명심공원으로 이어지는 도시의 중심 녹지축입니다. 구룡산 문제가 잘 풀려야 향후 일몰제 대상이 되는 다른 청주의 도시공원도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구룡산은 원흥이방죽 두꺼비 살리기 운동으로 통해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도시 숲입니다. 천연기념물도 8종, 멸종위기 야생동물 11종, 기후변화 지표종 14종이 서식하고 있는 청주 도심 최대의 생물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구룡산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일은 생명문화의 도시 청주, 맑은 고을 청주의 정체성을 살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 해외 성공사례가 있는가?
'토토로의 숲'은 도쿄시와 사이타마현에 걸쳐 있는 ‘사야마 구릉(狹山丘陵)’이라 불리는 숲을 말한다. 도시로 둘러싸인 숲이라고 해서 '녹색 섬'이라는 별칭이 생긴 곳이다. 이 일대는 1960년대부터 택지 개발로 훼손되면서 문제점이 야기되다가 1980년대 말에 대규모 개발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보존 활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토토로의 숲도 지금의 청주의 도시공원과 마찬가지로 사유지가 많았다. 이로 인해 창고 건설 등 크고 작은 개발 위협이 끊이지 않았다. 사유지가 많은 '사야마 구릉'을 보존하기 위해 일본 시민들은 이곳 일부가 《이웃집 토토로》(1988년 제작)에 나오는 장면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승낙을 얻어 사야마 구릉을 '토토로의 숲'이라 명명하고 '토토로의 고향 기금' 재단을 만들어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펼쳐 현재의 자연 녹지 상태로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다.

■ 개인적인 올해 계획이나 목표는?
구룡산은 제게 '마을 산'이라는 의미로도 중요합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구룡산에 오르내리며 상처를 보듬기도 하고 건강을 지켜내기도 하죠. 그래서 구룡산은 마을을 넉넉하게 품어주는 ‘엄마 품’과도 같아요. 그런 마을 산, 엄마 품 같은 구룡산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 덕담(희망 메시지)
구룡산은 원흥이방죽 두꺼비살리기 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정화시켜 주는 도심의 허파이기도 합니다. 구룡산은 청주 시민의 자긍심이자 청주의 환경 지킴이인데, 청주시민들, 생태환경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런 곳에 고층 아파트를 짓게 하는 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구룡산에 희망이 생깁니다.
실제로 '토토로의 숲'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사야마 구릉'도 지금 구룡산처럼 개발 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민관이 협력하고 시민들이 대대적으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펼쳐 자연 녹지를 지켜낼 수 있었어요. 토토로의 숲이 그러했던 것처럼 구룡산을 지키려면 시민의 힘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