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건 순경 = 서부지구대] 최근 청소년들의 언어를 들여다보면 SNS의 발달로 새로운 신조어가 매일 매일 생겨나고 있다. 또한, 정체불명, 출처불명의 외래어가 난무하고 은어, 속어, 비어의 발달은 우리의 아름다운 한글 말을 해치며 각 세대 간의 대화단절, 의사불통, 소통부재를 초래함은 물론 언어장벽까지 만들고 있어 심각한 사안이다.

사례로 여러 신조어를 언급해보자면 썸탄다(관심가는 이성에게 끌린다). 심쿵하다(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다). 꿀잼(진짜, 완전 재밌다). 핵노잼(완전 재미없다)등이 있고, 다음 외래어로는 네티즌(누리꾼), 재킷(웃옷), 런칭(내보내다. 개시하다)등이 있고,

마지막으로 은어, 약어를 보면 멘붕(멘탈+붕괴), 간지나다(폼나다. 뽀대나다), 맞삭(모든 SNS 삭제)등의 말이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청, 장년층도 쓰는 언어로 부정적 의미가 없어 들어줄 만하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요즘 편히 쓰는 은어, 속어, 비어를 들여다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 예로 IBM(이미 버려진 몸), 아사 때린다(아는 척 사기 친다), 강간(관광, 일방적 게임), 찐찌버거(찌질이, 버러지), 장미단추(장거리미인, 단거리추녀)등과 같은 말은 부정적 의미로 어른들이 듣기에는 때론 거북하고 욕처럼 들린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은 죄의식 없이 맘에 들지 않는 친구를 왕따로 만들고 익명으로 페이스북 등에 특정인을 저격하는 글을 올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악플을 유도하여 피해자에게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모욕과 시련을 준고 있다.

이는 분명한 학교폭력이자 언어폭력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정신적 괴로움에 고통 받고 사이버 수사를 의뢰 하더라도 블로그나 SNS의 특성상 추적이 쉽지 않고 처벌이 욕설만으로는 미약할 수 있고 모욕이나 명예훼손, 협박의 정도는 그 사안의 경중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처벌하기 까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과 특히 청소년들은 사이버 명예훼손은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은 잘못을 인식하면서도 여럿이 같이 할 경우 군중심리로 본인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모두가 했는데 '왜 나한테만', 또는 나 하나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쟤도 했는데 뭐' 어떠랴 하며 스스로 위로하며 잘못을 회피하려 한다.
일명 '떼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그룹채팅 카톡 등에 왕따 시킨 애를 시도 때도 없이 초대해 심한 욕설을 퍼붓고 빠지는 방법으로 당하는 피해자 입장에선 항변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피해자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이런 과정이 지속되다보면 분노, 보복, 포기, 우울 과정을 거쳐 심하면 자살충동에 이르기도 한다.

한때 부모를 욕하는 페드립이 유행한 때가 있어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열린 적이 있는데 그 정도가 어찌나 심하던지 “니 맘XX, 니미XX”라는 욕설로 제 삼자가 들어도 기가 찬데 피해자 부모가 듣고선 얼마나 놀라고 분노 했겠는지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쓰는 페드립을 보면 저속하고 모욕적인 말을 서슴지 않아 화가 치밀고 피해자로선 상처받기 십상이다. 이렇듯 잘못된 언어폭력과 문자는 가학이 되고 피해자에겐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을 수 있다. 이제라도 우리 어른들은 바른 말을 가르치고 언어폭력이 학교폭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청소년에게 알리고, 청소년들이 올바른 언어순화로 세대 간 소통의 길을 열고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